
버핏의 호르무즈 베팅 (플로트, 역발상 투자, 수혜주)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 보험 계약을 늘렸다는 뉴스를 봤을 때 "이 회사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전쟁터에 자진해서 뛰어드는 게 이해가 안 됐거든요. 그런데 버핏의 지난 60년 행적을 하나씩 짚어보니, 이건 무모함이 아니라 계산된 공식의 네 번째 반복이었습니다. 911 테러, 허리케인 카트리나, 리먼 브라더스 붕괴. 그리고 지금, 호르무즈.
플로트와 역발상: 버핏이 위기 때마다 돈을 버는 진짜 이유
버핏의 투자를 이해하려면 먼저 플로트(Float)라는 개념부터 짚어야 합니다. 여기서 플로트란 보험료를 먼저 받아두고, 실제 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하기 전까지 그 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남의 돈을 이자 없이 빌려 투자하는 구조입니다.
버핏은 1967년 내셔널 인뎀니티라는 작은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이 원리를 일찍이 간파했습니다. 그 당시 플로트 규모는 약 390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기준으로 버크셔의 플로트는 약 250조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이 돈으로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애플 같은 자산에 투자하며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버크셔 제국의 기초입니다. 제가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390억이 250조가 됐다는 게 현실인가 싶었으니까요.
물론 플로트는 공짜가 아닙니다. 보험 계약에서 손해가 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됩니다. 그래서 버핏이 고집하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프리미엄(Premium), 즉 보험료가 충분히 높을 때만 계약을 맺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프리미엄이란 보험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를 의미하는데, 위기 상황에서 공급이 줄면 이 프리미엄이 급등합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가 대표적입니다. 보험사들이 테러 리스크에서 일제히 손을 떼자, 테러 보험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버크셔는 바로 그 순간 계약을 늘렸고, 2003년부터 인수 이익을 내기 시작해 이후 1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약 3조 7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듬해 재보험 물량을 오히려 늘렸습니다. 재보험(Reinsurance)이란 보험사가 자신이 인수한 위험을 다시 다른 보험사에 넘기는 구조인데, 카트리나 직후 이 시장도 공포에 질려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버핏의 계산은 단순합니다. "남들이 무서워서 보험료를 100만 원 낼 때, 사고 날 확률이 10만 원어치뿐이라면 나는 기꺼이 그 위험을 산다." 제 경험상 이런 역발상은 말로는 쉬워 보여도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공포가 극에 달한 순간, 대부분은 뉴스에 압도돼 반대로 팔고 나옵니다.
호르무즈 베팅이 주는 신호와 지금 살펴볼 수혜주
2026년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20%, 한국 원유 수입의 95%가 지나는 핵심 수로입니다. 봉쇄 직후 전쟁 위험 보험료가 급등했고 민간 보험사들은 계약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200억 달러를 백스톱(Backstop)으로 깔았습니다. 여기서 백스톱이란 최후 손실 보전자, 즉 손실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정부가 대신 책임진다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민간 보험사들이 추가로 200억 달러를 투자해 총 400억 달러 규모의 재보험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버크셔 해서웨이도 여기에 참여했습니다.
버핏의 공식에 대입해 보면 구조가 명확합니다. 프리미엄은 높게 받고, 대형 손실은 DFC(미국 정부)가 책임지는 구조이니 손실의 천장이 정해져 있습니다. 수익의 천장은 열려 있고, 손실의 바닥은 막혀 있는 셈입니다. 제가 직접 이 구조를 뜯어봤을 때 솔직히 이건 꽤 잘 설계된 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핏의 공식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손실의 끝이 계산 가능할 때만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버크셔가 호르무즈에 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사태의 끝이 계산 가능한 범위 안에 들어왔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공식 뉴스보다 시장이 먼저 움직인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이번이 그 사례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호르무즈가 열릴 경우를 가정했을 때 주목할 만한 업종은 어디일까요. 제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공주(대한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사 비용의 약 30%가 연료비입니다. 유가 하락 시 비용이 직접 줄고, 여행 심리 회복으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해운주(HMM, 팬오션 등): 벙커씨유 가격 하락으로 운항 원가가 줄어듭니다. 다만 전쟁 리스크로 올랐던 운임이 빠질 수 있어 대형 우량주 위주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 석유화학(LG화학, 롯데케미컬 등): 원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Naphtha) 가격이 내려가면 제품 마진이 회복됩니다. 나프타란 석유화학 원료로 쓰이는 중간 유분으로, 유가에 직접 연동되는 핵심 원가 항목입니다.
-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유가 안정으로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글로벌 IT 소비 회복과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맞물려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는 약 0.3~0.4% 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유가 안정이 단순히 에너지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와 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에너지정보청(EIA)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량은 하루 평균 약 1,700만 배럴로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0%에 해당합니다(출처: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이 수로 하나가 막히면 전 세계 원자재 시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고, 반대로 열리면 그 충격도 빠르게 되돌려집니다.
버크셔의 이번 결정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유조선 피격이 이어진다면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고, 한국 증시 전반에 압력이 생깁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버크셔의 손실은 DFC 백스톱 구조 덕에 제한적입니다. 제가 이 판을 보면서 느낀 것은, 버핏이 무섭지 않아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포는 똑같이 느끼면서도 그걸 숫자로 환산할 수 있기 때문에 들어가는 겁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본인이 보유한 자산을 한번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호르무즈 사태가 해결됐을 때 자연스럽게 회복될 자산인지, 아니면 이 사태와 무관하게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자산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버핏처럼 생각하는 첫걸음입니다. 공포 때문에 눌린 자산은 기회일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망가진 자산은 공포가 걷혀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 그게 지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LiveWiki, 유튜브 영상 속 핵심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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